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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가 꿈인 미찌
어느 날 (2017. 4. 15) 본문
천우희의 해맑은 표정과 '내가 보이나요?'라는 문구, 그리고 귀찮은 듯한 김남길의 표정과 포즈의 포스터를 보고 난 로코일거라 생각했다. 부인을 잃은 남자의 새로운 사랑 찾기 같은 뻔한 줄거리를 예상했던 나는 이윤기감독의 영화를 한편도 본 적 없는 문외한이었던 것이다;;;
부인을 잃고 삶의 낙이란 없는, 그냥 살아지고 있는 남자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처음으로 세상을 보게 된 여자의 만남. 남자와 여자의 사정,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사정. 그들이 왜 그런 삶을 사는지, 그들이 왜 아파하는지, 그들은 왜 가해자가 될 수 없는지를 아주 정말 잔잔히 그려내서 따뜻한 봄날의 처연함이 크게 느껴졌다.
너무 평범해서 찌질하게까지 느껴지는 그런 보통의 남자 역할을 자연스레 소화한 김남길을 보며, 왜 여지껏 나쁜남자 역할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도 김남길을 멋지다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 영화 속 김남길은 정말 멋지고 멋지고 한껏 멋지다. 나른하게 치는 대사는 꿀 같이 들리기도 한다. 그리고 평범하진 않지만 특별하지도 않은 그런 역할을 천우희는 정말 사랑스럽게 소화했다. 그러고보니 봄날의 처연함은 천우희의 몫이었던 것 같다.
겨울같이 메마른 남자와 봄같이 따듯하지만 추워보이는 여자는 서로 의지하고 의지를 붇돋아주며 그렇게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이제 더 이상 살아지는 것이 아닌 그들. 영화는 끝이 났지만, 그들은 이 세상 어딘가에서 그냥 평범하게 살고 있을 것 같다. 나처럼 행복하기도, 슬프기도, 힘들기도, 즐겁기도 하면서 특별할 것 없는 삶을 말이다. 물론 많이 힘들기도 하겠지만.
햇볕이 드는 곳은 따뜻하고, 햇볕이 들지 않는 곳은 추운 계절 봄과 정말 잘 어울리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