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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가 꿈인 미찌
쑥개떡 만들기 본문
산에 가서 쑥을 뜯는다.
나는 익숙하지 않은 일이라 반나절 뜯어도 양이 많이 않다.
그렇게 뜯어온 쑥을 끓는 물에 데친다.
그리고 찬물에 씻어 꾹 짠다.
이렇게 꾹 짠 쑥과 쌀을 방앗간에 가져가서
1대1 비율로 섞어서 반죽을 만들어 온다.
그리고 뚝뚝 뜯어 동글동글 굴려서 납잡하게 누른다.
찜기에 물을 끓이고, 그 위로 납작하게 누른 반죽을 올린다.
반죽이 익으며 쟁반위에 옮겨와 참기를을 발라준다.
시골로 이사와서 매년 쑥을 뜯어서 쑥개떡, 쑥인절미, 쑥가래떡을 만들어 냉동실에 넣어두고 먹었습니다. 떡 만드는 과정은 참 힘들지만, 만들어 놓으면 맛있게 먹었습니다. 주위 사람들과 조금씩 나누며 느끼는 즐거움은 덤이었지요.
하지만 올해는 쑥을 뜯지 못해서 떡도 못 만들었고, 나누는 즐거움도 누리지 못했습니다. 농사 준비도 못할 정도로 몸이 좋지 않았고, 이런 저런 일이 너무 많았거든요.
제가 일하고 있는 '고은밥상'에서 오늘 쑥개떡을 구매한 손님이 너무 비싸다고 하셨어요.
5개에 5,000원이 너무 비싸다는 거에요. 지척에 널린 쑥 뜯어다가 만든 떡이라는 생각이셨을까요.
(고은밥상 : '협동조합 고랑이랑'에서 운영하는 마을 로컬 레스토랑으로, 숍인숍 형태의 로컬푸드 매장인 '고은매장'을 훔고 있다.)
이 쑥을 뜯어오는 수고
이 쑥을 데치고 씻는 수고
방앗간에 다녀오는 수고
반죽을 굴리고 모양내는 수고
반죽을 찌는 수고
참기름을 바르고 포장하는 수고
를 생각하지 못하신 것 같았어요.
동네 어르신이 마을 산에 가셔서 깨끗한 쑥을 뜯어오시면
'협동조합 고랑이랑'에서 그 쑥을 구매합니다.
그리고 사랑님과 새봄님이 쑥을 다듬고 데치고 깨끗이 씻어 놓습니다.
그러면 곰돌이님이 이 쑥과, 동네에서 농사지은 친환경 쌀을 챙겨서 방앗간에 갑니다.
곰돌이님이 반죽을 만들어 오면
사랑님, 새봄님, 가을님, 살구님 등이 모이셔서 반죽으로 떼어 동글납작한 모양을 만들어요.
만든 반죽은 한번 쪄서 냉동보관을 합니다.
그리고 매일 아침 사랑님은 냉동보관된 쑥개떡을 찝니다.
다 찐 떡을 예쁘게 포장해서 '고은매장'에 전시해 놓습니다.
이 쑥개떡 과연 너무 비싼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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