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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내지 않고 건강을 지어요

농부미찌 2024. 12. 14. 00:09

<농부 이야기> 도고면 지영환씨

 

어린잎 채소의 종류를 설명하는 지영환 농부

 

  어린잎 채소를 재배하는 지영환(70) 농부님은 30년 전 도고면에 입주해 와 농사를 지었다. 아산에 오기 전에는 서울과 전국 각지를 오가며 농산물을 유통했다. 목포 시금치, 구미 버섯 등 농촌에서 농산물을 사서 청주와 용산의 위탁상에 팔아 돈을 솔찬히 벌었다. 하지만 잠도 못 자고 집에 들어가기도 힘든 생활이었다. 이때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시 도고에서 농사를 짓게 되었다. 농산물 유통업이 힘은 들지만 수입이 꽤 좋았기 때문에 3년 후에 다시 돌아간다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3년이 4년 되고, 5년 되고 벌써 30년이 넘었다.

 

  “농사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따로 계획이나 전망이 없었다는 농부님은 초창기 한살림 생산자로 참여하면서 오리농법을 활용한 벼농사를 배웠다. 또 아산에 최초로 도입한 우렁농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고, 참게 농법도 해보는 등 의욕적으로 농사를 지었다. 친환경 농업으로 시작한 농부님은 그 자부심이 대단했다.

 

  “처음에는 친환경 농사가 돈이 안 되더라구요. 그래서 그만두려고 했는데, 한번 친환경에 발을 디디면 못 벗어나요. 농사가 망하더라도 다음에는 잘할 수 있는데, 하면서 안한다 하다가 또 하게 돼요.”

 

  친환경 농사를 짓는다는 자부심이 30년을 이어온 배경이었다. 지금 농부님은 새싹채소와 방울토마토, 오이를 재배하고 있다.

 

  “처음에는 욕심을 부려 많은 면적에 농사를 지었지만, 힘들여 농사를 지어도 이것저것 나가는 돈이 많아서 욕심을 버렸어요. 내 품삯만 벌자는 마음으로 면적도 줄이고 혼자 농사짓기 편한 품목으로 바꿨어요.”

 

  15년 전에 새싹채소를 재배하기 시작할 때만 해도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일부러 새싹채소를 찾아온 환자들을 만나며 마음이 바뀌었다. 양액재배를 하지 않는 이유도 있다.

 

  “재배도 쉽고 열흘이면 수확이 가능한 양액재배를 하려고 했는데, 땅에서 키운 것 만큼의 맛과 향을 내지 못하더라고요. 소비자들도 땅에서 키운 것이 더 맛있다고 해서 그냥 땅에서 키우고 있어요.”

 

  새싹채소는 오후보다 오전에 수확한 것이 싱싱하기 때문에 아침 6시면 하우스에 나와서 수확을 한다. 오전에 수확하면 저장 기간도 3, 4일 더 연장되니 일석이조다. 오전에 수확을 마치면 오후에는 포장을 하거나 새롭게 모종을 준비하며 하루를 보낸다. 인터뷰하는 중에도 농부님은 손 쉬는 일이 없다.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는 말처럼 때를 놓치면 어떤 농부도 제대로 수확을 할 수 없다.

 

  “여름에는 물 관리가 중요해요. 한순간에 채소가 타버리거든요. 저것 봐. 욕심내서 옆에 하우스에 더 했다가 깜빡 잊어서 다 탔잖아요. 저기에 심지 말았어야 했는데, 양을 줄여야 하는데 욕심 부려서 그래요.”

 

  멋쩍게 웃으며, 지금 하고 있는 것에서 욕심내서 이것저것 하다보면 땅까지 잘못된다고 이야기하는 농부님의 꿈은 무엇일까?

 

  “내가 농사지은 거 소비자들이 먹고 건강해지면 좋지요.”